한 데이터 과학자가 펜을 들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 7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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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2시간 전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프로덕트 부문 시니어 디렉터
아마존 베스트셀러 『Cass Freeman: Decision Trees』의 저자.
*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의 위기를, 데이터 과학으로 헤쳐나가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활동가
숫자와 알고리즘으로 세상을 해석하던 한 데이터 과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분석이 아닌 상상, 통계가 아닌 감정의 언어로 리더십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이언 H. 켈리. 그가 손에 든 도구는 엑셀도, 코드도 아니었습니다. 한 권의 소설.
왜 하필 ‘소설’이었을까요?
그는 말합니다. STEM의 장벽을 넘지 못한 수많은 아이들에게, ‘가능성’과 ‘대표성’이라는 단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입니다.
『Cass Freeman: Decision Trees』는 청소년의 가능성, 조용한 리더십, 그리고 데이터라는 힘의 언어를 다시 사람들의 손에 쥐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한 권의 픽션 속에는 세대를 잇고, 사회와 시스템 구조를 흔드는 새로운 리더십의 서사가 담겨 있습니다.
이제, 그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데이터 너머, 이야기의 세계로
🎤 기술 리더로서, 데이터 구조의 사고를 창작적 글쓰기에 접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환경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해오며, 저는 자연스럽게 시스템의 구조와 흐름 속에서 신호를 읽는 능력을 키우게 됐습니다. 숫자, 알고리즘, 패턴. 그 안에서 우리는 복잡한 문제를 풀고, 정확한 예측을 시도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저는 데이터의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깊은 진실에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 안에는 사실 사람들의 선택과 망설임, 희망과 도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거죠. 데이터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 이야기였고—그 이야기를 정확히, 그리고 깊이 있게 읽어내는 것, 그게 진짜 데이터 과학의 힘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Cass Freeman: Decision Trees』를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마치 복잡한 기술 문제를 풀 듯, 호기심을 품고 실험하고, 패턴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쓸수록, 점점 다른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들의 감정 안에서, 데이터가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리고 아이들이 감히 묻지 못했던 질문 속에서 제가 정말 읽어야 했던 것은 대시보드가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의 변수들이었습니다.
이경험은 저에겐 커다란 전환점이었습니다. 수학적 분석과 정밀함에 익숙했던 저에게, 스토리텔링의 뉘앙스와 모호함은 낯설었지만, 동시에 놀라울 만큼 인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세계는 결국 같은 본질을 공유하고 있었어요. 그건 바로 “무언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사람과 진짜로 연결되는 것.” 이었습니다.
글을 쓰며, 저는 더 명확하게 말하는 법, 그리고 더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비즈니스 모델조차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야 진짜 의미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결국 깨달았습니다. 기술 문제를 해결하든, 이야기를 쓰든 일이든 저를 움직이게 만든 힘은 같았습니다.
세상에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그걸 통해 실제 변화를 일으키며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그것이 제가 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낸 이유입니다.

왜 ‘소설’이었나요?
🎤 이 이야기를 왜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풀어내셨나요?
저는 소설이야말로 “우리가 어떤 세상에 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형식이라고 믿습니다. 픽션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세상을 상상하게 해주고, 그 상상속에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그래서 저는 소설이라는 언어로, 다양성과 포용성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기 전, 저는 한 인물을 떠올렸습니다. 메이 제미슨(Mae Jemison)—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우주비행사이자, 의사이자 공학자였던 그녀는 어릴 적 TV 시리즈 《스타트렉》에 등장한 우후라 중위를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고 해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
그 한 장면이, 그녀에게 그 멋진 미래안에 자신도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그 미래를 진짜로 그런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 되었죠.
이 일화는 대표성(Representation)의 힘을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실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진짜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소설이나 영화가 단지 미래를 그려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그 안에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심어준다는 것입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특히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 그리고 아직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불꽃 같은 영감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데이터를 다루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용기와 호기심을 심어주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Cass는 그걸 보여주는 인물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STEM 분야에서도 스스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독자들이 Cass를 통해 자신을 투영하고, 미래를 상상하고, 결국 ‘나도 될 수 있어’라고 말하게 되기를 바라며—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냈습니다.
Cass Freeman의 눈으로 본 STEM, 그리고 기회의 평등
🎤 Cass Freeman은 단순한 STEM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접근성과 형평성’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어요. 독자들이 어떤 점을 느끼길 바라셨나요?
저에게 『Cass Freeman: Decision Trees』는 단순히 데이터 과학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는 이 분야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시도에 가까웠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저는 오랫동안 테크 산업 안에서 일해오며, ‘접근성’이라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쉽게—우편번호, 인종, 부모의 직업, 자원이 있는 곳과 없는 곳에 따라 당연하다는 듯이 결정되는지를 수없이 목격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저는 특별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저 호기심이 있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해낼 수 있는—그런 평범한 소녀가 STEM 이야기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이야기. 그래서 Cass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 식당의 일원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단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아닙니다. 가족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데이터와 마주하고, 현실이라는 긴장 속에서 해답을 찾아갑니다.
이야기 속 위기는 단순한 상상에서 비롯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절박함 속에서 피어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혁신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Cass의 사고는 이론에서 시작되지만, 행동은 생존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제가 진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것이었습니다:
“데이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힘의 언어다.”
이 책의 중심에는, 그 언어로부터 너무 오랫동안 배제되어온 이들이 있습니다. Cass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그 언어를 다시 돌려주는 과정입니다. Cass는 어쩌면 그 문을 여는 첫 번째 사람일 수도 있고, 혹은 그 문 너머를 상상하게 만드는 거울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이제 그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한 인물이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유산
🎤 Cass는 어떤 가치를 이어가고 있나요?
Cass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녀는 세상의 벽을 먼저 넘어선 위대한 여성들의 용기와 지혜를 이어받은 사람입니다. 흑인 여성 최초로 우주에 오른 메이 제미슨(Mae Jemison), NASA의 임무를 숫자로 이끌어낸 수학자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 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졌지만, 자기 자리에서 가능성을 만들어낸 수많은 여성들. 그들의 유산이 Cass 안에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Cass는 완벽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녀는 두려워하고, 실수하고, 흔들립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하고, 질문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압니다. 저는 그 모습이야말로 진짜 리더십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지 않아도, 진짜 영향력은 조용함 속에서도 자라날 수 있습니다. 리더십은 무대 위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깊이 듣고,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다른 이들이 포기할 때에도 끝까지 호기심을 놓지 않는 자세에서 드러납니다.
Cass를 통해 제가 전하고 싶었던 건 이것입니다:
"아직 세상이 당신의 목소리를 중요하다고 말해주지 않았더라도, 당신의 목소리는 분명히 중요합니다."
Cass는 그것을 몸으로 증명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는 전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Cass가 단지 이야기 속 인물이 아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거울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울을 통해 자신 안의 리더십을 발견하고, 가능성을 믿고,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를 내게 되기를. Cass는 그 첫걸음을 보여주는 소녀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다음 발걸음은 독자의 몫일지도 모릅니다.

Cass를 처음 마주한 그 순간, 표지에 담긴 모든 것
🎤 왜 이 책의 표지를 전기(Biography)처럼 디자인하고 싶었나요?
저는 이 책이 소설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Cass가 단순한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세상 어딘가에 정말 존재할 법한 소녀처럼 느껴지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저는 수많은 아티스트의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진짜’로 만들어 줄 단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요.
그리고 마침내, 그 아티스트를 만났습니다.그는 여러 개의 시안을 조심스럽게 보여주었고, 그중 하나를 보는 순간—정말 숨이 멎는 듯한 감정이 밀려왔어요.
“바로 이거야.”
그 이미지 속 소녀는 단지 아름답게 그려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실되고, 현실적이며, 조용한 힘을 가진 얼굴. 어딘가 쓸쓸하기도 하고, 단단해 보이기도 했죠. 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소녀가 바로 Cass야. 내가 그려온 이야기가 지금 눈앞에 있어”
이건 단지 책의 표지가 아니라, 한 인물이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용어집을 정리하고, 기술적인 편집과 전체 구성을 맞추는 작업이 계속됐지만, 그 모든 과정은 마치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흐름이었어요. 표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 책은 하나의 유기적인 여정처럼 완성되어갔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삶의 한 장면을 완성해가는 감정의 여정이었고, 그 여정을 여는 문이 바로 이 표지였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도 Cass가 ‘실제 존재하는 누군가’처럼 느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책장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이 Cass와 눈을 마주치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이 책이 진짜 필요한 곳에 닿기를
🎤 책이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책이 진짜 필요한 독자들에게 더 잘 도달할 수 있을까요?
네, 정말 감사하게도 이 책이 청소년 컴퓨터/기술 분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어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예상보다도 더 큰 관심을 보내주셨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제 마음에 더 오래 남는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그래서 요즘 저는 교육계, 비영리 단체, 에드테크 업계의 관계자들과 이 책의 가능성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단순한 성공을 넘어, 진짜 변화가 필요한 현장에 이 이야기가 도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지금은 USC 같은 대학의 여름 프로그램에 이 책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에요. 공식 교과서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고를 수 있는 추천 도서 목록에 오를 수 있다면—그 자체로 커다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여성 테크 리더들, 특히 Chief 같은 글로벌 리더십 네트워크에 속한 분들과도 대화하고 있어요. 이 책을 멘티들에게 추천하거나, 북클럽 형식으로 함께 읽고 나누는 현실로 만들자는 제안을 드리고 있어요.
처음부터 이 책은 단순한 ‘청소년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한 세대와 다음 세대가 마주 앉아, 기술과 삶에 대해 진짜로 대화할 수 있는 연결의 장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용인가요?”
그럴 때마다, 제 머릿속에는 40세의 엄마와 16세의 딸이 나란히 이 책을 읽고,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각자의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두고 서로의 시간을 나누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Cass Freeman』을 통해 꿈꿨던 공유의 경험입니다.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대와 세대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어”라는 목소리가 조금씩 더 많아지는 것. 그게 바로, 이 책이 진짜 도달해야 할 곳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역사가 다가와 ‘괜찮다’고 말해준 순간
🎤 숨겨진 영웅(Hidden Figure)이 직접 책을 추천했다고요?!
직접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 선생님을 만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이름은 이제 역사라는 문장 안에 조용히 새겨진 상징이 되었죠. 하지만 믿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도 아름다운 일이, 정말 우연처럼 찾아왔습니다.
워싱턴 D.C.를 방문했을 때, 저는 엘바 힉스 글로버(Elva Hicks Glover)라는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STEM이라는 단어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형평성’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를 살아낸 선구자였습니다. 숫자도, 데이터도, 시스템도 모두 배제의 도구였던 그 시절에 조용히, 그러나 굳건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우연한 대화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녀의 딸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가 “Hidden Figures”와 “Emerging Figures”라는 표현을 꺼냈을 때, 그녀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제 어머니가 바로 Hidden Figure예요.”
그 순간 저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 한마디에, 머릿속이 멈췄고,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이 책의 서문을, ‘역사의 장벽을 넘어선 여성’이 써주었으면 하고 조용히 바래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연로하셨고,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조차 몰라서 그 바람은 그저 마음속 깊은 서랍에 넣어둔 희망이었죠. 그래서 그 순간, 속으로는 뛸듯이 기뻤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머님에 대해 더 들려주시겠어요…”
그리고 잠시 후, 조심스럽게 제 진심을 꺼냈습니다.
“혹시 서문을 써주실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아요.”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말했습니다.
“물론이죠. 어머니는 책을 정말 자주 읽으세요. 보내주세요. 마음에 드시면, 아마 써주실 겁니다.”
몇 시간 뒤, 저는 그녀에게서 어머니의 주소를 받았고, 바로 다음 날, 손편지를 쓰듯 조심스레 책을 포장해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엘바 힉스 글로버님이 책을 다 읽으신 뒤, 직접 서문을 써주셨습니다.
예정된 것도, 요청된 것도, 기획된 것도 아니었지만, 모든 것이 꼭 맞아떨어졌습니다. 그건 단순한 협업이나 행운이 아니었습니다.역사와 현재가 손을 맞잡은 순간이었고, 제가 가고 있는 길을 ‘괜찮다’고, ‘계속 가도 좋다’고 말해주는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여정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타이밍, 사람, 우연, 은혜— 그리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맞춰진 퍼즐. 그 모든 과정에, 저는 지금도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모든 것을 바꾼 한 마디
🎤 이 이야기가 진짜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실감한 순간이 있었다면?
어느 날, 한 학교를 방문한 뒤였습니다. 한 여학생이 조용히 다가와 제 눈을 또렷이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어요.
“Cass Freeman의 스토리 덕분에 저도 과학자가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어요.”
그 한 마디는, 어떤 상보다, 어떤 순위보다, 훨씬 더 깊이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늘 ‘대표성’은 중요하다고 믿어왔지만, 그날 저는 그 말이 실제로 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현실’로 바뀌어가는 순간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STEM은 멀고, 어렵고, 특정한 사람들만의 세계처럼 느껴져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Cass를 통해, 전혀 다른 얼굴의 STEM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실수하고, 두려워하고, 흔들리지만 끝까지 질문하고, 도전하고, 리더가 되어가는 이야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야기. 호기심과 끈기로 나아가는 성장의 서사.
그리고 무엇보다—학생들이 제게 이렇게 말해줄 때,
“이제 과학과 기술이 나에게도 손짓하는 것 같아요.”
그 순간들이야말로 이 책이 진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가장 깊이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책은 처음엔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그 거울 속에서 다음 세대가 ‘제한’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게 되기를, 그리고 길이 없다고 느꼈던 한 아이가 Cass를 통해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나도 될 수 있어.”
라고 속삭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이야기가 존재하는 이유, 그리고 제가 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낸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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